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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5. 11.] [해양수산칼럼] 블루 유니콘이 움직이는 바다
KOSORI | 25-05-12 16:10

해양산업은 물류·조선·수산뿐 아니라 레저·관광, 심해자원, 에너지, 로봇까지 아우르는 복합적인 생태계로 이루어진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한 분야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대기업이나 대형 조선사·해운사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민첩한 스타트업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해양 분야에서 기업가치가 1조 원을 넘어서는 ‘블루 유니콘’이 이미 여러 곳에서 탄생하는 등 해양산업에도 본격적인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다.

해외 유니콘인 독일의 Forto는 해상·항공·철도 운송을 단일 클라우드 플랫폼에서 원스톱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해, 복잡한 국제 물류 과정을 온라인에서 간단히 처리하도록 혁신했다. 미국의 Flexport는 국제 물류 분야에서 디지털 포워더 플랫폼을 선보여 과거 수작업으로 이뤄지던 항공·해상화물 운송, 통관, 창고 운영 등을 하나의 소프트웨어로 통합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였고, Saronic은 자율운항 무인 함정을 개발하는 방위 기술을 기반으로 미 해군과의 조달·R&D 협력을 발판 삼아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 기업들은 민간 투자와 대·공기업, 정부기관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으로 물류·해양·방위 산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우리나라 해양산업은 전통적으로 대형 조선소, 해운 대기업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정책과 첨단 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며 특히 탄소중립 정책이 해양산업 전반에 적용되면서, 글로벌 선사와 조선소, 투자자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추세다. 디지털 트윈 기술로 효율성을 높이거나, 해양 쓰레기 수거 로봇, 수소·암모니아 추진 선박 등 친환경·첨단 분야의 스타트업들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HD현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자율운항선박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비커스, 국내 최초 수소·전기 하이브리드 선박 전문 스타트업으로 전기 여객선을 성공적으로 상업 운항하고 있는 ㈜빈센, 그리고 AI 기반 자율운항·운항보조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최초 선박용 AI 카메라 모듈 형식승인을 획득하고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한 씨드로닉스 등과 같이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활동하고 있다.

정부도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산업 각 분야에서 초격차 기술을 보유하거나 유망한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에서 지난해 선정된 스타트업 중 하나인 ㈜에코마린은 방오성과 재활용성을 갖춘 친환경 선박 소재와 레저보트를 개발해 글로벌 환경 규제에 대응 가능한 고분자 신소재 기반 제품으로 해외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올해 새롭게 선정된 AI 해양 보안 스타트업 ㈜싸이터 역시 자율운항 선박의 사이버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대응하는 국산 설루션으로 국제 규제 시장을 정조준 중이다. 해양 분야의 주관을 맡은 중소조선연구원 또한 실증·인증·해외 마케팅·투자 연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며 가시적 성과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처럼 해양 스타트업들이 정부의 적극적 지원하에 연구기관·투자사의 연결 지점에서 빠르게 성장, ‘블루 유니콘’ 후보군으로 부상한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제 해양산업에서도 스타트업을 단순한 신생 기업이 아니라 미래 시장을 선점할 혁신 주체로 봐야 한다. 정부·공공기관이 초기 시장과 실증 환경을 마련해 주고, 대기업이 공동 R&D와 전략 투자를 담당하며, 스타트업이 날카로운 기술력과 창의적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면, 탄소중립·자율운항, 해양 자원 관리 등 복합적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글로벌 수준의 ‘블루 유니콘’도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게임 체인저를 발굴해야 할 골든타임이다. 국내 해양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초격차 혁신을 이끌어 간다면 이는 곧 미래 해양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출처: [국제신문] 서용석 중소조선연구원 원장/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