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30] [구조조정, 출구가 없다①] 엔지니어 엑소더스, 조선 미래까지 침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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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dmin 작성일16-05-30 15:40 Hit14,718 Count Comments0 Count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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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 조선사들 숙련공들에게 스카우트 제안
희망퇴직 한 선박 설계 엔지니어들 이직 결심
"그만두면 연락해라" 선배의 말에 동료·후배들까지 흔들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유출 우려 경쟁력 상실될 수 있어
조선업계의 '엔지니어 엑소더스(Exodus)'가 심상치 않다. 구조조정의 광풍에 자의반 타의반 퇴직한 엔지니어들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기업으로 속속 이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숙련공들의 이탈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는데다, 향후 조선업 호황 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의 미래까지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실시한 현대중공업이 연이은 엔지니어들의 해외 이직으로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선박 설계를 해온 김정온(가명ㆍ48)씨는 중국 조선소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한 후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결심을 했다. 그와 일했던 후배들도 "그만두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말에 흔들리고 있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해 사무직 직원들이 대거 나갔다면, 올해는 연구개발과 기술직이 퇴직 대상"이라며 "중국 뿐 아니라 요즘 뜨고 있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조선사에서 이들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기업들로부터 스카웃을 받는 엔지니어들은 고부가가치 LNG선, 1만8000~2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연비 효율이 높은 에코십 등에 종사해온 숙련공들이다. 해외 기업들은 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조선사에서 정년 퇴직한 분들이 중국 조선사로 옮겨가는 정도 였는데,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바뀌였다"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곧 인력 감축을 시작하고, STX 조선해양처럼 중소 조선사들까지 쓰려지면 해외 경쟁사들로 대규모 엔지니어 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구조조정 사례를 들며 경고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전세계 1위였던 일본 조선업이 무너진 것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핵심 인력을 대거 내보낸 결과는 참담했다. 80년대 중ㆍ후반 퇴출당한 일본 엔지니어들은 우리나라로 건너와 선박 공법 기술을 전수해줬고, 1990년대 후반 조선업 호황기가 오자 우리나라는 단숨에 일본을 제쳤다. 백점기 부산대학교 선박해양플랜트 기술연구소 소장은 "구조조정 이후 일본 조선사들은 인프라 설비를 패쇄하고 인력을 줄여 최대 호황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라며 "방만 경영은 도려내야하지만, 발주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핵심 기술과 인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경제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희망퇴직 한 선박 설계 엔지니어들 이직 결심
"그만두면 연락해라" 선배의 말에 동료·후배들까지 흔들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유출 우려 경쟁력 상실될 수 있어
조선업계의 '엔지니어 엑소더스(Exodus)'가 심상치 않다. 구조조정의 광풍에 자의반 타의반 퇴직한 엔지니어들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기업으로 속속 이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숙련공들의 이탈은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는데다, 향후 조선업 호황 때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의 미래까지 침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 중 구조조정을 가장 먼저 실시한 현대중공업이 연이은 엔지니어들의 해외 이직으로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에서 선박 설계를 해온 김정온(가명ㆍ48)씨는 중국 조선소로 자리를 옮기기로 했다.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한 후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와 결심을 했다. 그와 일했던 후배들도 "그만두면 언제든지 연락하라"는 말에 흔들리고 있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난해 사무직 직원들이 대거 나갔다면, 올해는 연구개발과 기술직이 퇴직 대상"이라며 "중국 뿐 아니라 요즘 뜨고 있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조선사에서 이들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기업들로부터 스카웃을 받는 엔지니어들은 고부가가치 LNG선, 1만8000~2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연비 효율이 높은 에코십 등에 종사해온 숙련공들이다. 해외 기업들은 이 분야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구조조정의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엔지니어들을 적극적으로 구애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국내 조선사에서 정년 퇴직한 분들이 중국 조선사로 옮겨가는 정도 였는데, 구조조정이 시작되면서 상황이 바뀌였다"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곧 인력 감축을 시작하고, STX 조선해양처럼 중소 조선사들까지 쓰려지면 해외 경쟁사들로 대규모 엔지니어 유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구조조정 사례를 들며 경고하고 있다. 1980년대까지 전세계 1위였던 일본 조선업이 무너진 것은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며 핵심 인력을 대거 내보낸 결과는 참담했다. 80년대 중ㆍ후반 퇴출당한 일본 엔지니어들은 우리나라로 건너와 선박 공법 기술을 전수해줬고, 1990년대 후반 조선업 호황기가 오자 우리나라는 단숨에 일본을 제쳤다. 백점기 부산대학교 선박해양플랜트 기술연구소 소장은 "구조조정 이후 일본 조선사들은 인프라 설비를 패쇄하고 인력을 줄여 최대 호황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라며 "방만 경영은 도려내야하지만, 발주가 살아날 때를 대비해 핵심 기술과 인력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경제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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