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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6] "거제·울산은 말뫼가 아니다…타업종 전환, 현실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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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Admin 작성일16-05-16 09:27 Hit14,947 Count Comments0 C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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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울산을 조선(造船) 도시에서 탈바꿈 시키려 해선 안된다." "대우조선해양(4,560원 0 0.0%) 죽이면 1만명 설계·연구개발 인력 중국으로 건너가 우리 조선산업에 위협될 것." '공급능력 조정' '조선산업 다운사이징'을 추진하고 있는 금융당국발 조선업계 구조조정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스웨덴 말뫼처럼 지역 고용 유지를 위해 울산·거제를 조선이 아닌 IT 등 다른 분야로 특화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대우조선해양은 공급 능력을 최대한 유지하는 가운데 민영화를 추진하고, 다른 업체들은 자율적으로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거제·울산 탈조선(脫造船) 안된다"=신종계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전 한국조선학회장)는 "재래식 선박 건조만 하던 스웨덴 말뫼와 세계 최고·최첨단 조선 기술을 갖춘 울산·거제는 상황이 다르다"며 "우리나라 조선업은 해양플랜트에서 경험치 부족으로 고전하긴 했지만 조선 기술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공부 못하는 애한테 공부 그만두고 기술이나 배우라고 할 수 있지만 공부 잘하는 애(현대중공업(102,000원 0 0.0%)·삼성중공업(8,930원 0 0.0%)·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한테 공부하지 말라고 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선임연구원 역시 "조선업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비중 8%로 4번째로 큰 수출산업인데 (이미 큰 야드를 갖춘) 울산·거제를 다른 산업으로 돌리자는 것은 너무 생각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조선 공급량을 줄이는 데 대한 반대 목소리도 컸다.

백점기 부산대 선박해양플랜트기술연구원장은 "지금 전세계 조선 인프라 설비는 5500만CGT인데 이가운데 국내 조선 3사는 25%, 중소 조선업체를 합치면 33%를 차지하는 데 불과하다"고 설명했다.이어 "결코 설비 과잉이라 할 수 없으며, 설비를 줄이면 3~4년내 다가올 호경기에 신규 선박 건조 주도권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연구원은 “과거 조선산업 주도권이 유럽에서 일본으로 넘어간 이유는 블록공법 개발에서 유럽이 뒤처졌기 때문이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이유는 일본 스스로 조선산업 공급능력을 조절하고 접자고 했기 때문”이라며 일방적인 공급 조절은 안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적이 없는 기업들도 자구안을 마련하도록 한 데 대해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현대와 삼성은 이미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었다"며 "'사람 몇십프로 잘라라, 몇살 이상은 잘라라'같은 비전문적인 결정을 하기보다는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무조건 죽여서는..."=지난해 2조9371억원 영업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과 관련 민간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죽이기'에는 반대했다.백 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해법은 빠른 민영화에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민영화 이후, 정부나 채권단 주도가 아니라 강력한 자체 구조조정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나 금융, 은행 전문가들보다 조선해양전문가들이 산업 현황을 더 잘안다"고 덧붙였다.

양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죽이면 손실이 더 크다"며 "조선 공급 능력 하향 조절, 대우조선해양 퇴출을 가정하면 설계·연구개발 인력들이 갈 곳이 중국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자국 소형 조선소들을 합병해 대형으로 키우고 대형 컨테이너선을 중국 정부가 발주해주고 연습시키면,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강력한 경쟁상대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조선 3사 체제 유지로 인한 기자재업체 생존 등을 고려해볼때 공적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더라도 살리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각사 방위산업분야를 떼어내 별도법인을 만들지 않겠느냐는 '설'이 불거진 데 대해서도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조선업계에서 유일하게 방산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3,415원 0 0.0%), STX조선해양 등 4사 설비와 인력을 집중시키자는 안이다. 양 연구원은 "방산은 규모 자체가 크지 않다"며 "군함 수주는 몇년에 한번 나올 정도로 수요가 많은 분야가 아닌데, 세계 3위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산 중심으로 삼는 건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최우영 기자,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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